Sunday, April 30, 2006

바다로 가는 이유
















바다로 가는 이유

어딘가로 떠날 수 있음을 감사한다.



건강하기에
차를 탈 수 있는 여유가 있기에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할 수 있기에
바다를 보고 기뻐하는 순수함이 있기에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바쁜 중에도 일터를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기에
늘 그렇듯이 내 이야기를 한없이 하고
화난 일들을 쏟아 붓고
돌돌 말린 실타래를 통째로 버리고
상처 투성이를 얼싸안아 달라고
마냥 넓은 가슴에 기댈 수 있기에
조용한 바다 힘찬 파도소리
언제나 평온함과 활력을 준다
때문에 바다로 가는 이유가 있음이여.

시인 최정선
==============================
바다로 간다는 것...
내가 바다로 갔던 적이 언제였던가.. 흠..
작년에 스치듯 지났던 기억은 있는데...
아, 맞다. 배낭 여행 갔을 때.
그때 모나코 니스의 해변을 하루 종일 벤치에 앉아서 뚫어지게 쳐다보았지.
너무나 많은 고민과 갈등을 뒤로 한채, 도망치듯 비행기에 몸을 부탁한채로 배낭 하나만 믿고 떠났던 한달의 시간.
여행 일정이 2/3쯤 되었을 때였던거 같다.
왜 바다로 갔을까.. 알프스의 흰눈 쌓이 산을 오르고도 가슴에 묻어두었던 그 갈증을 풀어버리지 못하고, 난 다시 바다를 찾았다.
그 바다에 기대어, 아침 해가 뜨는것을 보고, 사람들이 모여서 바닷가를 거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시 되돌아 가는 것을 보고, 또 해가 지는것도 보았다.
모나코로 향하는 비행기들이 등을 깜빡이며 지나는것을 보며, 밤을 지새워 같은 자리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떼우며 그 자리를 지켰다.
꼬박 하루를 그렇게 바다만 혼자 멀뚱히 쳐다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도 흘리고...
나도 모르게 너털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무도 나를 아는 이 없고, 나역시 아무도 아는 이 없는 그곳에서, 철저하게 난 혼자였다.
무엇을 버린다는 기대도, 무엇을 얻어가겠다는 기대도 한낫 내 의지와 상관없이 파도 소리와 함께 묻혀졌다.
바다...
바다는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했다. 아니 주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때론 요란하게 한껏 올랐다가 이내 부서져 사라지는 파도의 흰 거품만을 나에게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런 바다를 보기 위해서, 난 17시간의 긴 비행 시간을 감수하면서 그곳으로 갔다. 왜 일까...
milton이 생각난다. 자기 나라 브라질로 가기전에 나와 함께 동행했던 친구.
그 친구가 그랬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자유를 원하는 갈망이라고...
무엇으로부터 난 자유롭고 싶어서 그곳까지 갔는가...
그리고, 지금 난 자유로운가...
혼자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를 괴롭히는 잡생각들이 많아진다.
P.S 넌 바다로 갔다. 그래서 넌 자유로워졌니? 무엇으로부터... 묻고 싶구나.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