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05, 2005

3D Cyber Aquarium

내가 처음 KIST에 위촉 연구원이란 이름으로, 일을 처음 시작할 무렵...

나에게 일이 생겼다.

KIST에서 대학원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내가 일하고 있던 영상미디어센터는 OpenLab이란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연구실은 가상환경시스템에 관한 연구실이었는데, 3D Rendering을 위한 여러가지 유틸리티들에 관련하여 연구/개발을 진행 하고 있었다.

난 직접적으로 관여할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 들어온지 두달도 채 되지 않았고,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필요에 따라 프로그래밍을 해주고 연구한 것에 대하여 적절하게 구현을 해주는 것이었다. 안희갑 박사가 하던 사이버 난타(Cyber Nanta)라던가 김진욱 박사의 가상 유적 탐방(Heritage Alive)를 위하여, 스코어 보드를 만든다거나 스테레오 디스플레이에 관하여 구현을 해준다거나, 아니면 카메라 패스를 만들기 위한 간단한 맵 에디터 같은거라든지... 뭐 그런것들이었다. 핵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으면 Application이 될수 없는 그런 것들...

그 때, 동훈씨가 하던 가상수족관도 있었는데, 진행이 잘 안되고 있었다. 매주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가운데서도 가상수족관만은 항상 제자리였고, 그것은 결국 여러사람을 힘들게 만들었다.

전시 나흘을 남겨두고, 고희동 박사는 나를 불러 동훈씨의 가상수족관을 맡아달라고 하셨다. 나흘을 남겨두고, 겨우 나흘... 그 시간을 남겨두고 모든 책임이 나에게 넘어와버렸다.

그날 난, 무척 화가 났다. 의도하지않은 일이, 그것도 거의 불가능하리라 여기는 그런 일이 겨우 나흘을 남겨두고 나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수도 있는 그런 일들이 나에게 던져진 것이다.

난 그날부터 밤을 새웠다. 그리고 내가 할수 있는 모든 것을 총 동원해서 만들어 낸것이 사진에 보이는 사이버 수족관이었다. 물고기가 헤엄치게 만들고, 화초와 수초를 넣은 수족관을 만들고, 물결이 흔들리는 효과를 넣고, 유유히 헤엄치는 상어와 그것을 입체로 볼수 있는 스테레오 렌더링, 그리고 PC 네대를 연결하여 싱크를 맞추는 작업...

박창훈 박사와 안희갑 박사, 김진욱 박사, 그들의 지원과 도움으로 난 결국 그정도에서 일을 마무리 지을수 있었다.

그리고 전시회 당일, 난 오프닝 조차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센터의 박사님들과 많은 사람들은 그 일로 해서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보게 되었고, 관람객들은 물고기를 잡을 듯이 손을 내밀어 몰입하는 광경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불가능은 없다.

다만, 하지 않거나 하는 법을 모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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